CLOSING

2000년, 처음으로 독립도메인을 구매하여 제로보드 홈페이지를 오픈한 이래

2004년 한국 블로그 태동의 시절 태터툴즈/서비스형 블로그들을 넘나들며

여러 이름으로 사이버상 족적을 남기고 소통을 나눈지 벌써 10년이 되어갑니다.

 

가장 열심히 소통했던 2004~2007년의 시간, 그리고 살기에 바빠 잠시 버려두다

잠깐 돌아와 반짝했던 2009년의 시간. 그리고 다시 방치한지 벌써 4년의 시간.

10년에 가까운 긴 시간 동안, 철없던 대학생은 어느새 한 사람 몫의 사회인이 되어

사랑스러운 아내와 아이와 함께 다음 10년을 함께 그리는 가장이 되어 있네요.

 

20년이 넘도록 실명만큼이나 오프라인에서 본인을 규정했던 블로그 닉네임이

이제는 외려 온/오프라인을 구분짓지 못하고 어설프게 연결해 버리는 아이러니.

때로는 다른 이름 뒤에서 조금은 다른 속얘기를 하고 싶은, 또 다른 저를 위해

이제 10년간의 이 공간과, 20년간의 제 닉네임은 이 곳에 잠시 묶어두고 떠납니다.

 

과거 한참 블로깅에 열올리던 시절, 부족하나마 온갖 사회 이슈에 나름의 목소리를 토해내고

쉽게 꺾이지 않던 혈기로 키보드 싸움질도 많이 했지만, 그 때 의견 나누던 많은 사람들은

이제 모두 저처럼 일상에 묻혔는지 대부분 없어진 공간, 사라진 사람들이 되어 있네요.

 

사실 큰 의미 없어진 이 공간도 아예 폐쇄를 할까 .. 하다가 그래도 과거 한참 공들였던 공간인데,

저처럼 뜬금없이 몇 년만에 괜시리 과거 익숙했던 닉네임 돌고 돌아 찾아드는 분 계실까 싶어

그간의 족적만 살며시 가려두고, 이 공간과의 연결 접점은 남겨둔 채로 옮겨갑니다.

 

이제와 읽어보면 부끄러운 글들이지만 그래도 10년간 쏟아놓은 400여 개의 글들은

알알이 박힌 나름의 노력이 미안하여 차마 지우지 못하고 비공개로만 돌려둡니다.

 

혹시나 설마 이 곳을 기억하여 찾아드신 분 중에 아직 사이버 공간 돌리는 분 계시면 댓글로 살짝 알려주세요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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